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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외자유치, 한국 정치권은 무관심...

leeho5233 2013. 11. 3. 23:33

[사설] 美도 외자 유치 발 벗는 판에 우리만 손 놓고 있다

조선 사설

입력 : 2013.11.02 03:13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미 연방정부 사상 처음으로 직접 외국 기업 투자 유치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1일 워싱턴DC 투자 유치 설명회에 온 세계의 기업인들 앞에서 "미국만큼 기업 경영하기 좋은 나라는 없다"면서 "나를 포함해 모든 각료가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삼성전자와 일본 혼다자동차, 독일 지멘스 등 3개 기업을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모델로 소개하면서 "(미국) 사람들은 왜 세계 최대 시장을 놔두고 외국에 공장이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앞으로 수출하는 기업보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을 우대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미국은 세계에서 외국인 직접투자를 가장 많이 끌어들이고 있는 나라다. 비(非)미국 기업의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작년 1680억달러로 비(非)중국 기업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액 1210억달러를 크게 앞섰다. 그런데도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기업 투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겠다고 나선 것은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를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양질(良質)의 일자리를 늘려 중산층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만큼 외국인 직접투자가 절실한 나라는 없다. 대기업 신입사원 선발 경쟁률이 보통 100대1을 넘을 정도로 양질의 일자리 가뭄이다. 지난 5년 동안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 1500억달러를 투자한 반면 우리가 끌어들인 외국인 직접투자는 250억달러에 그쳤다. 우리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도록 하려면 우리 투자 환경이 이웃 중국이나 동남아보다 월등히 좋아야 한다. 국내 강성(强性) 노조 문제가 이미 세계에 다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에 한국에 투자하도록 설득하려면 다른 나라보다 규제가 훨씬 더 적고, 외국인 거주 환경도 뛰어나야 한다. 그래야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사회적·경제적 양극화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이런 국가적 현안에 관심조차 없다. 정부가 지난 5월에 내놓은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은 당장 2조3000억원의 신규 투자가 걸려 있는데도 야당 반대에 부딪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외국에 나갈 때마다 외국 기업인들에게 한국에 투자하라고 아무리 설득해도 이렇게 손발이 맞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치권은 지금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