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련

중국의 군사대국화

leeho5233 2007. 2. 24. 23:35
  • 중국 건군 80년… "해·공군력 강화해 군사 최강국으로"
  • <이 기사는 주간조선 [1943호] 에 게재되었습니다>
    항공모함 전단 구축하고 잠수함 추가 배치… 활동 범위를 미국의 군사 허브인 괌까지 넓혀
    러시아에서 최신예 전투기 도입하고 자체 개발도… 외국에 군대 파견 등 해외 영향력 확대
  •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입력 : 2007.02.24 22:51 / 수정 : 2007.02.24 22:56
    • “중국은 해양대국이므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보위하고 해양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해군을 건설해야 한다.”

    • ▲ 중국이 자체 개발한 J-10 최신예 전투기 두 대가 활주로에서 이동하고 있다.
    •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27일 궈보슝(郭伯雄) 군사위 부주석과 량광례(梁光烈)·리지나이(李繼耐)·랴오시룽(廖錫龍) 등 중앙 군사위원 전원이 배석한 가운데 강조한 말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강력한 해군을 건설하는 것이 새로운 세기의 새로운 임무이며, 유사시 전투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해군력이 취약한 중국이 최근 들어 대대적인 해군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2015년까지는 항공모함 전단까지 구축해 대만해협에 대한 제해권(制海權)을 확보한다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


       

    •  후진타오 주석이 해군력 강화를 강조한 것도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앞으로 동중국해 등에서 해양 이권을 놓고 미국이나 일본, 인도 등과 불가피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안전한 해상 수출로는 물론 석유 등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수입하는 보급로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됐다.


      육·해·공군과 제2포병(전략 미사일 부대)으로 구성된 중국 인민해방군이 이처럼 새로운 국가 전략에 따라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1일 창설 80주년을 맞는 중국 인민해방군은 세계 최강의 군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전면적인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지금도 인민해방군 병사의 모자와 군복 단추의 붉은 별에는 한자(漢字)로 ‘八一’이라고 새겨져 있다. 중국 정부는 당시 창군을 기념, 8월 1일을 ‘건군절(建軍節)’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제2의 건군절로 삼고, 인민해방군의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위해 대규모 국방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지난 1월 31일 발표한 ‘2007 밀리터리 밸런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전년 대비 18.4% 늘어난 1220억달러로 추정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2006년 국방백서에서 제시한 364억달러(약 2838억위안)보다 3배 이상이다. 일본의 지난해 방위비는 411억달러였다.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늘려왔다. 이 보고서가 정확하다면 중국의 국방예산은 명실공히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중국은 이처럼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 해·공군력과 전략미사일 전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의 2006 국방백서에 따르면 해군은 근해의 방어적 전략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해상 종합작전 능력과 핵 반격 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특히 동중국해에서 일본과 가스전 분쟁을 염두에 둔 듯 해상작전에서 반격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군의 경우 방위 위주 전략에서 공격과 방어를 겸비하도록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군은 앞으로 공중타격과 미사일방어(MD), 정찰 및 조기경보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민해방군은 1985년 병력을 100만명 감축한 데 이어 1997년과 2005년 말에도 각각 50만명과 20만명을 감축해 정규군을 230만명으로 줄였다. 이는 3단계에 걸쳐 병력을 감축하고, 정예병력을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런 병력감축 계획에 해군과 공군은 거의 해당하지 않는다.

    • ▲ J-10
    • 중국은 오는 2050년까지 대양(大洋)해군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3단계 발전계획을 추진 중이다. 3단계가 완료되면 항공모함을 보유한 중국 해군의 활동범위는 미군의 동북아 군사 허브인 괌에까지 이르게 된다. 중국은 그 동안 미국이 설정한 해상방어선을 돌파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 미국은 현재 아시아·태평양상에 두 개의 해상방어선을 설정하고 있다.


      제1해상방어선은 얄류산열도~쿠릴열도~일본열도~류큐(琉球)제도~대만~필리핀제도~인도네시아제도이다. 제 2해상방어선은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유황도제도~마리아나 제도~야프군도~팔라우군도~할마헤라섬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현재 대륙 연안으로부터 약 1000㎞를 유사시 제해권을 확보할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 이 해역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북쪽의 지시마(千島)열도에서부터 일본 본토와 대만, 필리핀 지역을 포함한다.


      하지만 항모 전단을 보유할 경우, 중국의 활동 범위는 대폭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7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이와 함께 2010년까지 20척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의 최신형 094형 잠수함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쥐랑(巨浪, JL)-2를 갖추고 있다. 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탄두는 모두 72개이며,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 미사일도 2분 내 최대 12발을 쏠 수 있다. 기존 핵 잠수함은 12발 발사에 15분 가량이 소요된다.


      중국 공군은 러시아로부터 Su-27, Su-30MKK 등 최신예 전투기를 도입, 공격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중국은 또 비밀리에 자체 개발한 최신예 J-10 전투기 65대를 생산, 허베이(河北), 저장(浙江), 윈난(雲南)성 등에 실전 배치했다. (대만의 중국시보, 1월 24일자 보도) 중국은 모두 120대의 젠-10을 생산할 계획으로 젠-10이 배치된 저장성 경우, 대만과 전쟁이 발발하면 작전 범위에 들어간다. 중국이 젠-10을 대량 배치할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의 공군력이 그 동안 우세를 지켜온 대만 공군을 능가하게 된다. 앞으로 중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될 젠-10은 한국·대만·일본 등이 보유한 F-16 C/D 못지 않은 전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 ▲ (좌)중국의 최신예 구축함들이 출항하고 있다. (우)중국 인민해방군 특수부대원들
    • 미국의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는 젠-10은 수직 상승과 하강, 공중 급유 능력을 갖춘 데다 레이더 탐지 성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젠-10은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대당 가격이 2500만~4000만달러(약 234억~375억원)로 대략 6000만달러(약 562억원) 하는 F16보다 훨씬 저렴하다.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중국 서북부에서 가상(假想)적기와 공중전 훈련을 벌인 결과, 젠-10이 모두 적기를 먼저 발견해 격추시켰다고 전했다. 캐나다 군사전문지 ‘칸와 디펜스 리뷰’의 편집장인 군사평론가 핑커푸(平可夫)도 “중·저공 상태에서 젠-10의 기동성이 F-16보다 뛰어난 만큼,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새로운 작전능력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디펜스뉴스는 젠-13과 젠-14로 이름 붙여진 새 기종이 현재 중국의 선양(瀋陽)과 청두(成都) 항공사에서 2015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2월 4일자 보도) 젠-13과 젠-14가 계획대로 개발될 경우, 중국이 앞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공군력에 있어서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실제로 Su-27과 Su-30에 이어 젠-10까지 새롭게 배치되면서 중국은 조만간 대만보다 공군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Su-27을 국산화한 젠-11도 생산하고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는 젠-13과 젠-14는 미국이 현재 사상 최초로 오키나와의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배치한 최신예 F-22 랩터 전투기를 상대할 수 있는 최첨단 전투기이다. F-22 전투기는 미 공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F-15와 F-16, F-117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돼 2005년 12월 실전배치가 시작됐으나 해외에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역시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는 F-22를 대량 구입할 것을 고려 중이다.


      중국은 대만을 겨냥해 사정거리 300~600㎞의 단거리 미사일 900여기를 배치하는 등 무력통일할 수 있는 준비도 갖추고 있다. 대만을 표적으로 삼은 중국 미사일의 수는 지난 1년 사이 200여기 늘어났다. 대만의 한 군사소식통은 “중국이 계속 대만을 겨냥한 미사일 수를 늘리고 있다”면서 “중국이 최근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비슷한 둥하이(東海)라는 이름의 크루즈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또 해외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레바논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병력을 파견하는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 군사 동맹국과 관계도 돈독하게 유지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 12월 사상 처음으로 파키스탄 영토에서 파키스탄군과 합동으로 대 테러 훈련을 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 지난해 9월 타지키스탄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과 군사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력은 물론 군사력까지 내세워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갈수록 강력하게 커져 가자 미국에서 강경파와 온건파의 구분 없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핵 보유국인 미국과 중국  간 전쟁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일로 진지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 팰런 전 태평양 사령관도 “중국이 군사력 증강을 바탕으로 보다 거대한 전략을 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잠수함, 미사일, 전투기를 비롯해 기타 첨단무기를 증강시켜 왔다”면서 “인민해방군 230만명이라는 병력은 세계 최대의 무장역량”이라고 지적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중국의 군사력 확대 정도는 이미 지역 범위를 넘어섰다”면서 “미국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의 발언처럼 미국과 중국은 앞으로 대만해협은 물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불안정한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중국의 힘 겨루기는 이미 시작됐으며 그 파장은 동북아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반도 역시 양국의 경쟁에서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 동북아의 빠른 국제질서 변동에 적극 대비할 수 있는 우리 나름의 지혜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