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슈

교과서, 한국혼이 없다...

leeho5233 2013. 11. 3. 23:35

사설] 이런 역사 교과서로 바른 '대한민국像' 심어줄 수 있나

 

조선.

입력 : 2013.11.02 03:13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중 교학사를 제외한 7곳 출판사 교과서 필자들이 31일 '자체 수정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교육부가 수정 권고한 578건 가운데 514건과 자발적으로 걸러낸 잘못 등 623건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적한 잘못 중 64개 항목에 대해서는 수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7개 교과서 필자들은 9월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한국사 교과서 8종 모두 사실 왜곡과 오류가 심각하다"며 수정 권고 방침을 밝히자 집단적으로 수정을 거부하기로 했다. 그랬던 이들이 '자체 수정'이란 이름으로 교육부 수정 권고안을 89%까지 받아들인 데는 수정을 끝내 거부할 경우 교과서 검정 합격 취소까지 갈 수 있는 사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교육부 수정 권고를 거부한 64개 항목 중에는 여전히 문제 있는 것들이 많다. '천재교육' 교과서 필자들은 북한 주체사상 출현과 관련된 서술에서 김일성 어록을 그대로 인용한 부분을 수정하라는 교육부 권고를 거부했다. '김일성 전집'에 실려 있는 이 어록은 "조선 혁명이야말로 우리 당 사상 사업의 주체입니다.… 소련식이 좋으니 중국식이 좋으니 하지만 이제 우리 식을 만들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라고 돼 있다. 김일성 유일 독재를 합리화하기 위한 사상을 왜 하필 북한의 체제 선전 자료에 나오는 주장을 갖고 학생들에게 설명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역사 교과서는 내일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이 나라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과정을 거쳐왔으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실을 정확히 기술해야 하고 역사의 큰 틀을 보는 사관(史觀)이 건강해야 한다. 우리 역사 교과서들에서는 식민 통치와 전쟁을 겪은 작고 가난한 나라가 어떻게 해서 세계가 주목하는 정치·경제·사회 발전을 이룩했는지, 그 역동(力動)의 발자취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교과서는 북한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보다 긴 분량으로 서술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에서 건국 주체 세력들 간의 갈등을 정부 수립 자체보다 더 자세하게 서술한 경우도 있다.

교육부는 현대사 연구와 교육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긴 안목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 지금 교육 현장을 지배하고 있는 좌파 사관의 씨앗은 어제오늘 뿌려진 것이 아니다. 역사 교과서 집필에 한국과 세계를 균형 있게 볼 수 있는 수준 높은 학자들이 참여하게 해야 한다.